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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전에 있었던 한 부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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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전에 있었던 한 부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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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400년전에 있었던 한 부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때는 조선 명종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불과 20년 전의 일입니다.
경상도 고성지방에 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 사이에는 2살박이 사내아이가 있었고, 부인은 두번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
였습니다. 그런데 그만 남편이 병에 걸려 31살의 나이에 요절하고 만것입니다.
부인은 남편을 살리고자 지극정성으로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남편을 너무너무 사랑한 부인은 남편을 잃은 슬픈 사연을 한지에 편지로 적어
남편의 시신과 함께 장사지냈답니다.

그리고 400년 뒤..
도로공사를 위해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비석도 묘석도 없어 누가 주인인지
도 알 수 없었던 한 무덤이 발굴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덤에서 이 편지가 미이라가 된 시신과 함께 발견된 것입니다.


원이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
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
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
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
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
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
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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