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커지는 부부사랑, 깊어지는 부부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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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말 한마디가 남편을 성공으로 이끌 수도 있고, 생각없이 뱉은 남편의 말 한마디에 아내는 죽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말 한마디가 부부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어떤 대화가 부부간의 애정을 키워주는지… 인터넷 부부동호회 사이트 회원들이 말하는 ‘상처를 주는 말, 힘을 주는 말’. 1. 이런 말 들을 때 나는 울고 싶다 ▼ 남편에게 상처를 주는 말 한마디 ▽ “이거 육교에서 산 거지?” 우리 같은 자유직업인들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어 항상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기념일도 깜빡 하기 일쑤. 그러던 어느해, 큰맘 먹고 스카프를 사갔다. 아내의 반응을 기대하며 현관문을 열었지만 차갑게 돌아오는 아내의 말 한마디, “이거 육교에서 산 거지? 내 수준을 도대체 뭘로 보는 거야?” 백화점에서 산 건데…. 그후로 난 선물을 사지 않는다. (40세·경기도 광명시·결혼 8년차) ▽ “나도 집에서 편히 쉬게 돈 좀 많이 벌어와”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는 나보다 직급도 높고 보수도 훨씬 많이 받는다. 그래서인지 자주 늦고 회식도 많다. 만취해서 새벽에 들어오는 아내에게 좀 일찍 들어오라고 하면 아내는 비웃는 표정으로 대꾸한다. “아예 안 나가도 되게 니가 돈 좀 많이 벌지 그래?” 그래 너 잘났다. 난 못났으니까 끽 소리 말고 조용히 찌그러지란 말이지? (35세·광진구 능동·결혼 3년차) ▽ “옆집 여자는 복도 많지, 잘난 남편에 돈까지 잘 벌어다 주고” 모처럼 한가한 휴일, 아내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으로 같이 쇼핑을 가기로 했다. 집 앞 마트에 가는 거라 헐렁한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고 나가는데 아파트 주차장에서 옆집 부부를 만났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먹기로 했다며 근사하게 차려입고서 신나게 떠드는 옆집 여자를 아내는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쇼핑 내내 뾰로통한 얼굴로 시무룩해 있었다. 나름대로 위로한답시고 이말 저말 붙여보는데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내는 한숨을 푹 쉬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누구는 복도 많지. 잘난 남편에 돈까지 잘 벌어다 주니…. 헐렁한 티셔츠처럼 내 신세가 후줄근해지던 순간이었다. (35세·관악구 봉천동·결혼 2년차) ▽ “너만 즐기면 다냐?” 마흔을 코앞에 두니 몸이 예전만 못 하다. 여자들은 결혼 횟수가 더해갈수록 원숙해진다지만 우리 남자들은 점점 약해지는 법인데 아내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나보다. 그래도 원만한 부부생활을 위해서 이 한몸 다 바친다는 각오로 서비스를 하는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일을 치르고 나른하게 늘어져서 단잠에 빠지려던 내게 찬물을 끼얹는 듯한 아내의 말 한마디, “너 혼자만 하냐?” 그뒤로는 아내를 안는 게 두렵다. (39세·경기도 용인·결혼 7년차) ▽ 약점을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아내 결혼초에 술을 많이 마시고 많은 사람 앞에서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그런데 아내는 내가 술만 먹었다 하면 그 일을 끄집어낸다. “또 개망신 당하고 싶은가 보지?” 이미 지나간 일을 어쩌란 말인가? 그럴 때 보면 부부는 일심동체란 말은 거짓말 같다. 아내는 철저하게 남이다. 그래서 외로워진다. (36세·강원도 춘천·결혼 8년차) ▼ 아내를 울리는 생각없는 말 한마디 ▽ “다들 하는 일인데 혼자 유난 떠냐” 여자는 첫애 가졌을 때의 기억을 평생 가져간다더니 그 말이 거짓은 아닌가 보다. 첫애를 임신했을 때 난 너무 힘들었다.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면 즉시 토했고 어지러워서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했다. 그런 내게 남편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커녕 “우리 엄마는 밭 매다가 나 낳았는데 넌 뭘 그렇게 유난 떠냐?”며 투덜거렸다. 그때 일만 떠오르면 나는 이를 악물고 다짐한다. ‘나중에 늙어서 보자. 너를 백배 천배 더 외롭게 해줄 테다.’ (36세·마포구 아현동·결혼 9년차) ▽ “네가 뭘 알아?” 요즘 들어 남편 얼굴이 영 꺼칠해 보이고 늦게 퇴근하는 일이 많아졌다. 집에 와서도 별말이 없고 밤이면 잠도 못 이루며 뒤척이길래 걱정이 되어서 무슨 고민 있냐고 물어봤더니 남편은 “말하면 뭐 도움 돼?”하면서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우리 사이에 찬바람이 쌩 하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혼자 그렇게 고민하다 죽든 말든 너 알아서 해. (32세·동작구 신대방동·결혼 7년차) ▽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이것도 안 해”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정신없이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 내보내고 나면 집안은 폭풍이 지나간 자리 같다. 청소, 빨래로 한나절,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 보내고 숙제 봐주고 저녁 준비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데도 가끔 와이셔츠를 못 다렸다거나 자기가 부탁한 일이 안 되어 있으면 남편은 여지없이 한마디 한다. “이런 것도 제대로 안 해놓고 집에서 맨날 뭐해?” 그럴 때마다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싶다. 없어봐야 소중한 걸 알 테니까. (40세·경기도 시흥·결혼 15년차) ▽ “무슨 여자가 더 밝혀” 나는 많이 밝히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여자가 아이를 낳고 많이 밝힌다는 말은 어느 정도는 사실인 것 같다. 예전에는 솔직히 하고 싶어도 쑥스러움 때문에 참고 말았는데 요즘은 가끔 얘기하는 편이다. 특히나 로맨틱한 영화나 소설을 읽고 나면 남편 품이 그리워진다. 꼭 섹스가 아니더라도 남편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서 안으려고 하면 남편은 “무슨 여자가 남자보다 더 밝혀?” 하며 귀찮다는 듯이 손을 뿌리치고는 돌아누워 버린다. 그럴 때마다 상처난 내 자존심 때문에 울고 싶어진다. (33세·양천구 목동·결혼 4년차) ▽ “꾀병 부리지마. 너처럼 튼튼한 게” 그 누가 말했던가? 아가씨는 약하지만 아줌마는 강하다고. 처녀 적에는 핸드백도 무거워 남차진구가 들어주곤 했었는데 결혼하고 나선 아이 안고 배낭 메고 그것도 모자라 시장바구니까지 들고 다닐 정도로 힘을 쓰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도 사람이다. 지난 겨울,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던 독감에 덜컥 걸리고 말았다. 며칠을 옴짝달싹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내게 퇴근한 남편이 다가와 이마를 짚어보길래 걱정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 한마디, “꾀병 부리지 마라. 너같이 튼튼한 게….” 그래, 난 맘대로 아프지도 못하는 이 집안 일꾼이라 이거지? 속상해서 눈물만 났다. (33세·관악구 남현동·결혼 4년차) 2. 이런 말 들을 때 안아주고 싶다 ▼ 힘을 주는 아내의 말 한마디 ▽ “우리가 남인가요?” 얼마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마음은 마음대로 서러워졌고 내가 외아들이라 장례의 모든 절차를 도맡아서 처리해야 했다. 아내도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문상손님들 대접하랴, 집안 어른들 모시랴 한시도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내가 고맙다고 하자 아내는 “여보, 내가 남이야? 당신 맘고생이 더 심했지” 했다. 이래서 결혼하나 싶었다. (42세·성북구 석관동·결혼 12년차) ▽ “당신 건강하기만 하면 돼” IMF가 터지고 아웃소싱이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당연히 눈치가 보이고 퇴근시간이 지나도 선뜻 회사문을 나서기가 힘들어졌다. 거기다 왜 그리 일은 많은지. 늦게 들어가서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 때가 많았는데 그러던 어느날 새벽, 잠에서 깨보니 아내가 양말을 벗기고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잠에서 깬 내게 아내는 조용히 속삭였다. “난 당신만 있으면 돼. 건강 해치지 않게 너무 무리하지 마” 그순간 눈물이 찔끔 나왔다. (35세·구로구 구로동·결혼 6년차) ▽ “당신 굉장해” 우리 나이가 되면 다들 밤일이 부담스러워진다. 젊었을 때는 일이 끝나고 나면 “좋아?” 하고 자신 있게 물어봤었는데 이젠 아내의 눈길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도 이렇게 안 하다가는 더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아내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지 훨씬 더 적극적이다. 신혼 때에 비해서는 아내의 도움을 많이 받지만 그런 대로 만족스럽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서 관계가 끝나고 나면 아내는 “여보, 당신 굉장하다~~!”라는 말로 내게 힘을 준다. 예전같지는 않다는 걸 아내도 느끼겠지만 공치사라도 그런 아내의 말을 들으면 은근히 자신감이 생긴다. (46세·동대문구 회기동·결혼 16년차) ▽ “나가서 기죽지 마” 알뜰한 아내 덕분에 매달 받는 용돈으로 항상 빠듯하게 생활하는데 모임이 많은 연말에는 나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진다. 회사 동료들이야 매일 보는 처지라 별걱정이 안 되지만 오랜만에 동창회나 향우회에 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어깨를 움츠리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출근하는 나를 부르더니 “여보, 요즘 옛날 친구들 많이 만나지? 다음달 굶어도 되니까 당신 기죽지만 마”하면서 흰 봉투를 내밀었다. 우리 아내는 돈을 쓸 때와 아낄 때를 아는 멋진 여자다. (38세·경기도 일산·결혼 6년차) ▼ 나를 감동시킨 남편의 한마디 ▽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이랑 결혼할래요” 우리 부부는 둘 다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부부동반모임이 많다. 언젠가 구역모임에서 부부생활을 주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현재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까지 화제로 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 살아봤는데 또 사냐?’ ‘꿈에 볼까 두렵다’는 얘기들을 했고 나 또한 어떻게 말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저는 너무 결혼을 잘 했어요.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남자들은 야릇한 표정을 지었고 여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남편은 쑥스러움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나는 무척 행복했다. (33세·안양시 석수동·결혼 5년차) ▽ 명절날 어깨를 주물러주며 “미안해” 명절만 되면 골치부터 아파진다. 열 시간 넘는 길을 달려 시골에 가야 하고 가자마자 옷도 채 못 갈아입고 전 부치고 나물 무치다 보면 밤이 깊어 있다. 한시도 쉬지 못하고서 연휴를 혹사하고 나면 몸은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는데…. 그래도 밤마다 마사지해주는 남편 덕에 위로가 된다. 누가 볼세라 눈치 보면서도 어깨 주물러주며 “미안해. 정말 고마워” 하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피로가 싹 풀렸다. (31세·구로구 개봉동·결혼 6년차) ▽ “장모님, 예쁜 딸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엄마는 젊은 나이에 홀로 되어서 우리들 키우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정말 딸자식은 어쩔 수 없는 게 항상 시댁 챙기기에 바쁘고 명절 때도 얼굴만 비출 뿐이다. 그래서 엄마한테 많이 미안한데 작년 어버이날, 시장에 갔다오는데 웬일로 남편이 일찍 들어와서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하는 것만으로도 예뻐 죽겠는데 남편이 그랬다. “어머니, 예쁜 딸 저한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잘 살겠습니다” 정말 깨물고 싶도록 예뻤다. (32세·동대문구 휘경동·결혼 3년차) ▽ “오늘 집안일 내가 다 할 테니 밖에서 놀다와” 결혼하고 나니까 왜 그리 일이 많은지. 내 몸 움직이지 않으면 집안 꼴은 말이 아니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랑 실랑이를 하다 보면 하루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린다. 내 인생의 봄날은 다 가버렸다는 생각에 우울해하고 있는데 남편이 말했다. “오늘 하루 휴가 줄게. 집안일 내가 다 할 테니까 나갔다 와” 그날 나는 우아한 솔로가 되어 처녀 적에 자주 가던 재즈바에서 행복해했다. (28세·은평구 신사동·결혼 2년차) ▽ “너 없이는 못 살아” 정기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병원에서 큰 병원에 가보라는 연락이 왔다. 위에서 혹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마치고 두렵고 착잡한 심정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너 없으면 못 살아. 우리 아무 일 없겠지?” 그냥 물혹이라는 검사결과를 받은 다음에 우리 부부는 축배를 들었다. 가끔씩 남편하고 크게 싸우는데 죽이네 살리네 하다가도 그때 그말이 떠오르면 슬그머니 화가 풀리는 걸 느낀다. (35세·청주시 복대동·결혼 8년차) 3. 우리 부부만의 사랑 키우는 대화법 ▽ ‘날적이’로 나누는 우리만의 대화 우리 부부는 CC(캠퍼스 커플)다. 동아리 선후배로 만나서 7년간의 연애기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달콤한 신혼도 잠시, 결혼은 연애와 달라서 남편은 얼굴 보기가 힘들 만큼 바빴다. 자연히 대화는 줄어들었고 “밥 줘” “애들은?” “자자” 같은 말만 하게 되었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던 시절은 정말 딴 세상의 일처럼 되어버려서 가끔은 이 사람이 내가 예전에 사랑했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잡기장이었다. 요즘은 날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대학시절 학생회실이나 동아리방에 놓여 있던 낙서 노트를 집에도 하나 두기로 한 것이다. 아이들 아침 준비 때문에 나는 일찍 자야 했고 남편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많아서 얼굴 마주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일기처럼 적은 잡기장을 침대 옆에 두고 잤는데 다음날 남편 출근 후 펼쳐보니 웃는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피곤해서 글 쓰기는 힘들고 뭔가 표현은 하고 싶어서 남편이 그려넣은 것 같았다. 처음엔 주로 내가 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도 글을 쓰는 양이 많아졌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나 내 글에 대한 답글, 그리고 가끔은 사랑을 속삭이는 말들로 채워졌다. 남편은 여전히 바쁘고 식탁말고는 얼굴 맞댈 시간을 찾기 힘들지만 우리는 이제 눈빛만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담은 우리 두 사람만의 노트 때문에. (34세·강남구 신사동·결혼 8년차) ▽ 몸은 구세대, 대화법은 N세대 남편과 아이들을 내보내고 청소와 빨래를 다 해치우고 난 한가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카드메일을 고른다. 음악과 함께 빙그레 웃음짓게 만드는 귀여운 캐릭터 카드를 남편에게 보내고 점심을 먹고 나니 답장이 와 있었다. ‘춤추는 만두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남편의 답신이었다. 우스워서 배를 잡고 웃다 보니 음악과 함께 남편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오늘 늦을지도 몰라. 먼저 밥 먹어. 미안해, 매일 늦어서. 이번 주말에는 외식할까?” 나는 이모티콘을 적당히 섞어서 애교 섞인 답장을 다시 보낸다. 남편은 바빠서 다시 답장을 쓰긴 어렵겠지만 나중에라도 주말계획에 대해서 다시 의논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엔 회사로 전화를 해서 언제 들어오는지 묻곤 했었는데 남편은 눈치보인다고 자주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약간 서운했지만 이해는 되었다. 그러다가 생각해낸 것이 핸드폰 문자 메시지. 처음이 어렵지 몇번 해보니까 전화말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 문자 메시지, 이메일은 물론이고 가끔은 남편과 채팅을 할 수도 있다. 메신저를 띄워놓으면 남편이 한가할 때 메시지를 보내오곤 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말도 이메일이나 채팅을 이용하면 기분이 남달랐고 우리 부부는 그런 식으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38세·경남 진주·결혼 12년차) 전문가 조언 | 말이 없는 아내와 남편, 말문 열게 하기 김현수·사는 기쁨 정신과 원장 남편은, 또 아내는 왜 상대방에게 말을 하지 않을까? 그건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포기이거나 ‘말해봤자 얻을 게 없다’는 냉소를 표현하는 무언의 방식이다. 대화에 대해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간의 어긋나기만 하는 대화를 듣고 자랐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대화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나는 아내와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특히 한국 남자들은 “말발은 여자들이 세니까 말로 하면 기어오른다”는 마초근성을 가지고 있다. 또다른 경우는 말을 하고 싶어도 할 말이 없는 경우다. 집에서 애 키우고 살림만 하는 아내와 바깥일로 숨돌릴 새 없이 돌아다니는 남편 사이에는 공통화제가 전혀 없다. 또한 대다수의 부부는 노는 방식도 서로 달라서 같이 휴일을 보내는 것은 한쪽의 희생이 전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낚시를 가고 싶은데 쇼핑을 하며 피곤해하는 남편, 또는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싶은데 낚시터에 앉아 졸고 있는 아내의 모습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제 벽을 허물고 부부 사이의 애정을 돈독히 하는 대화를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쪽이 상대방의 말을 유심히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맞아 맞아” 하며 맞장구도 쳐주고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하며 동의를 해주다 보면 얼어붙은 상대방의 마음이 서서히 풀려감을 느낄 것이다. 또한 공통의 주제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화가 필요한 부부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같이 놀아라’이다. 영화를 보든 술을 마시든 배드민턴을 치든 공동의 놀이가 생겨야 대화가 가능하다. 공동의 경험에 대해서 말을 하다보면 대화의 실마리는 저절로 풀려지곤 한다. 이렇게 하세요 ▼ 피해야 할 대화 ▽ ‘이 옷 좀 세탁소에 맡겨!’ ‘마루 좀 닦아!’ 같은 명령. ▽ ‘내일 친구들 데려올 거야!’ 같은 통고. ▽ ‘내가 준 돈 다 어쨌어?’ 같은 추궁. ▽ ‘안 씻으면 같이 안 잔다!’ ‘옷 제대로 안 빨래?’ 같은 협박. ▽ ‘잘났어, 정말!’ ‘너나 잘 해!’ 같은 핀잔. ▽ ‘한번만 더 술 먹고 들어오면 죽을 줄 알아!’ 같은 윽박지름. ▼ 살려야 할 대화 ▽ ‘오늘 멋있어 보이는데. 당신은 정말 예뻐’ 같은 칭찬.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같은 잘못 인정하기. ▽ ‘사랑해’ ‘고마워’ 같은 감정 드러내기. ▽ ‘몸도 안 좋은데 담배 끊으면 안 될까?’ 같은 설득. ▽ ‘나는 당신이 술을 끊었으면 좋겠어’ 같은 소망 말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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