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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如寶)와 당신(當身)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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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보’와 ‘당신’

지난 일요일
졸업생의 결혼에 갔었다.
그 때 주례사 중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주례는 ''여보''와 ''당신''의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는 같을 如(여)자와 보배 보(寶)이며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며
여자가 남자를 보고 부를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자를 보배 같다고 한다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그리고 당신이라는 말은
당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라고 했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이란 의미란 것이며
이것은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라고 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여보 당신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보배와 같이 생각하지도 않고 내 몸처럼 생각지도 않으면서
‘여보’와 ‘당신’을 마구 쓴다.
높이려고 하는 소린지 낮추려는 소린지도 모르는 채 쓴다.
함부로 할 수 없는 소린데 함부로 한다.
그래서 신혼부부에게 그 소중한 의미를 새기면서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여보’와 ‘당신’이란 말을 쓰자는 것이
주례사의 요지였다.


2. 부부의 인연과 그 비밀

우리는 인연(因緣)이란 말을 참으로 쉽게 쓴다.
인연의 비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연이라는 말을 쓴다.
만나서 인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 있어서 부부가 될 수밖에 없는 그 필연의 인과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도 부부의 인연, 그 비밀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만 짐작할 뿐
실체를 아직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보고 있다.
자물통과 열쇠가 서로 만나서
자물통이 열리듯이
부부관계란 것도 그렇게 풀고 가야 할 숙제가 있어서
만난 것이 아닐까?
잘먹고 잘살다가 가는 것이 부부생활이 아니라
그 하나의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잘산다’ ‘못산다’를 가름하는 것이 아닐까?

앞에서 이야기한 ‘여보’와 ‘당신’처럼
그렇게 서로를 소중히 하라는 것은
문제를 마주하는 자세를 일러주는 것이 아닐까?
이 생(生)에서 반드시 풀고 가야할 숙제,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숙제에
딴 눈 팔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을 그렇게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다음 생에 다시 만나자’는 회한을 남기지 말고
이 생에서 각자가 해야할 도리를 다 하자고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닐까?
만약 이 생에서 각자의 도리를 다 한다면,
어떤 후회도 미련도 회한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 한다면
다시 또, 다음 생에 만날 일이 없지 않을까?
그것이 인연에 대한 최선이고 인연의 정리가 아닐까?


3. 결혼(結婚)과 해혼(解婚)

필자는 해혼(解婚)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또 드물게 그렇게 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해혼(解婚)이란 것은 이혼(離婚)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혼(離婚)은 결혼을 재수하는 절차적 과정일 뿐이고
미련과 원망과 한을 남기는 것이지만
해혼(解婚)은 그게 아니다.
부부로서의 도리를 다 끝낸 사람들이
더 이상 부부관계로 살아가야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자연인으로서 한 집에서 그냥 같이 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들었다.
부부의 숙제를 마친 사람들이 해혼을 하는 것으로 들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결혼(結婚)이 있다면 해혼(解婚)이 있는 게 순리가 아닐까?
정말 결혼생활을 잘 한 사람들이라면 그 결론은 해혼(解婚)이 아닐까?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이 있듯이 ‘결(結)’만 있고 ‘해(解)’가 없다는 것이
차라리 이상한 것이 아닐까?
부부의 숙제를 마친 사람들은 죽어서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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