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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부부 혼인신고 미뤄..이혼에 대한 불안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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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5월에 결혼한 회사원 양모(여·30)씨는 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양씨는 “결혼 후에도 상대를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혼인신고를 미뤘다”며 “최근 남편이나 시댁과의 갈등 때문에 이혼도 생각 중이어서 혼인신고 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0년 3월에 결혼한 최모(여·28)씨도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공무원인 최씨는 “결혼생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혼인신고를 미뤘다”며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남편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혹시 이혼을 해도 서류상 기록이라도 남기지 않는 게 서로 좋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는 미루는 풍토가 신세대 부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되고 이에 따라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된 게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주)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소장 이희길)가 최근 초혼부부 231쌍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결혼식에서 혼인신고까지 기간’을 묻자 아내의 월평균 수입이 210만원 이상인 부부는 88.5일, 190만~210만원은 82일, 190만원 이하는 68일, 전업주부형 부부는 59일로 답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 70쌍에게 ‘혼인신고 지연 이유’를 묻자 ‘이혼에 대한 불안감’ ‘상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등 ‘결혼의 불안정성’을 원인으로 꼽는 부부가 68.6%(48쌍)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이희길 소장은 “과거에는 전업주부가 많아 경제적 약자인 여자측에서 결혼식 직후 내지 결혼식 전이라도 혼인신고를 했다”며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의 등장과 이혼율의 급증으로 여자들이 오히려 혼인신고를 늦추려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재혼 또는 사회활동에서 이혼경력이 남자보다는 여자 쪽에 더 장애가 된다는 게 젊은 여성들의 생각”이라며 “‘특히 결혼 뒤 재취업이나 직장을 옮길 때 기혼자면 불리하다’는 여성들의 판단도 혼인신고를 늦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급증하는 이혼율을 본 신세대 부부, 특히 여성 쪽에서 ‘배우자 검증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혼인신고를 안 했다는 홀가분함에 신혼부부가 작은 갈등으로도 쉽게 이혼하는 등 가정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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