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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버릇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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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우리는 연인의 마음에 안 드는 점을 고치려고 하는 야박한 습성이 있다. 이 습성은 나이가 어릴수록. 연애경력이 짧을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소소하게는 테이블 밑에서 다리 떨지 말라는 것부터. 옷차림이 너무 야하다거나. 왜 귀가가 늦냐. 왜 다른 여자(혹은 남자)한테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게 구느냐. 심지어 여자 있는 술집에 왜 갔냐고 마누라처럼 바가지를 긁고 마무리로 카드사용 내역서와 핸드폰 메시지 기록을 확인하자며 닦달하는 이들도 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남의 습관이나 행동이나 기호를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뜯어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한 쪽이 “그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위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것 아냐?”라고 발끈하지만 반대 쪽이 “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 못해주니?”라고 대꾸하면 그만이다. 포용력의 범위는 늘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 없이 평행선만 그으며 소모적 긴장상태만 유지될 뿐이다. 상대가 징징대는 것이 듣기 싫어 바뀐 척 해도 일주일만 지나면 오뚝이처럼 원상 복구될 것이다.

무리가 아닌 것이 어떤 습성을 고치기 위해서는 그 저변에 뿌리처럼 깔린 생각과 가치관부터 모조리 뜯어고쳐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것들이 형성된 기간의 곱절은 더 걸리기 때문이다. 잔소리로 괴롭힘 당하는 당사자들 또한 십분 납득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지나가는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마라’고 해도 그걸 일관되게 실천할 수 있는 남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상대를 고치지 못해 속탈 바에야 차라리 그 시간에 내 관점을 바꾸는 게 빠르다. 빠득빠득 고쳐서 내 사람 만들 생각하지 말고.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내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냐가 관건이다. 엄밀히 말해 상대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인 것이다. 하나의 주관적 오점으로 상대를 매도하기 보다는. 마음에 안 차는 마이너스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사람하고 같이 있어서 더 행복해진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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